자세히 보기

“전문성보다 아키텍트 마인드” AI 시대를 준비하는 CIO의 인재 전략

기획
2025.09.167분
비즈니스 IT 조정IT 리더십IT Training 

AI를 포함한 신기술이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변화에 앞서 나가는 IT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선도적인 CIO는 기술팀이 미래에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필요한 역량과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Future-ready IT workforce
Credit: Shutterstock

수년 전, 하이메 스미스 CIO는 IT 부서를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할 때, 기술 인력이 겪게 될 변화를 예상했다. 스미스는 이를 전통적인 기술 인프라 운영에서 코드 기반 환경으로 도약해야 하는 전환점으로 봤으며, 약 70명의 엔지니어를 내부 부트캠프에 참여시켜 이 전환을 돕고자 했다. 하지만 스미스는 “도약에 성공한 인력은 1/3에 불과했다”라고 밝혔다. 1/3은 즉시 조직을 떠났고, 나머지 1/3은 시도했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했다.

현재 피닉스대학교 CIO인 스미스는 “AI의 등장은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스미스는 미래에 요구될 새로운 기술 역량, 새로운 역할, 달라진 업무 수행 방식을 대비해 자신과 리더십 팀, 전체 조직을 준비시키고 있다.

스미스는 5월, 수석 리더들과 인사담당자와 함께 기획 회의를 열고 ‘AI에 대비한 인재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일상 업무에 AI 도구를 도입하는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여기서 ‘AI 환경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는 어떤 모습인가’라는 기준도 논의했다.

또한 변화 속도를 높이고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을키우며,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전략을 마련했다.

올 여름에는 ‘테크노팔루자(Technopalooza)’라는 AI 집중 워크숍을 이틀간 열었다. 개발 중심 역할을 맡은 ‘메이커’와, 제품 관리자, 애자일 리더, UX 전문가 등을 포함한 ‘셰이퍼’로 나눠 트랙을 구성했다. 둘째 날에는 해커톤을 열어 두 트랙의 인력이 협업하게 했다. 스미스는 “앞으로는 역할 간 경계가 흐려지고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이를 반영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다음 분기부터 전 직원이 매주 4시간씩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이것이 전 직원에게 투자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피닉스대학교의 ‘엠파워AI(EmpowerAI)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며, 모든 직원의 AI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요동치는 일자리 지형

세계경제포럼은 ‘2025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7,800만개의 일자리가 순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AI가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덜어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기술 변화로 기존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연구팀은 기술을 포함한 5대 핵심 동인이 1억 7,0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만, 동시에 9,200만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30년까지 전체 근로자 역량의 약 40%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분야는 오히려 일자리가 증가할 분야로 꼽혔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컴퓨터 및 정보기술 직군의 고용은 모든 직종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고용 증가와 퇴직 인력 대체 수요를 합쳐 매년 약 35만 6,7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IT 교육 및 자격 인증 기관인 CompTIA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2025 기술 인력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분석가 역할은 전국 평균보다 414%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기술 지원 전문가는 평균보다 28%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CompTIA 역시 세계경제포럼과 마찬가지로, AI가 일자리 유형 자체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과거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AI는 인력 구조에 3가지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1,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2, 기존 일자리는 사라지며, 3, 역할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전망은 인재 전략을 세우기 어렵게 만든다. 하이어뷰(Hirevue)의 최고 인사 책임자 시빌 맥컬리는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호기심 많고 민첩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특히 기술 분야는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어 역량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CIO는 미래 IT 인재에게 필요한 자질과 역량, 기술을 비슷하게 보고 있으며, 이를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 기술 인재, 키우고 영입한다

뱅가드의 기업 시스템 부문 CIO 제니퍼 맨리는 미래 IT 인재 전략에 대해 “미래의 IT는 기술 역량뿐 아니라 호기심, 적응력, 윤리 의식을 겸비한 마인드셋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한 파일럿이나 실험을 넘어, 고부가가치 사용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크로스펑셔널 팀을 구성해 업무를 재설계하고, 조직이 AI를 거부하지 않도록 변화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 책임 있는 AI 도입을 지속하고 개선하려면 인센티브와 성과 체계도 정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맨리는 미래 개발 환경을 “IT와 비즈니스가 함께 솔루션을 만드는 협업 중심, AI 보조 기반의 프로세스”로 전망하며, “AI는 지능형 코드 제안과 자율 에이전트를 통해 코딩 속도를 높일 것이며,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은 비즈니스 인력이 빠르게 직접 개발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함께 작업하는 ‘바이브 코딩’ 모델은 전통적인 역할 구분을 허물고 혁신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IT 인력은 비즈니스 언어에 능통하고, 전략을 수립하며, AI를 책임 있게 관리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IT와 비즈니스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며, 이는 긍정적인 변화다. 성공의 열쇠는 AI/ML 역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PI 통합, 그리고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깊은 이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금의 IT 직무에 필수적인 문제 해결 능력, 책임 의식, 협업 능력은 앞으로도 여전히 중요하다.

맨리는 다른 CIO와 마찬가지로 특히 생성형 AI 역량을 중심으로 직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지속적 학습을 기업 문화에 뿌리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뱅가드는 기술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직원의 역량과 목표에 맞춘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안하고 있으며, 팀원들이 서로에게서 배우고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는 이른바 ‘실천 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맨리는 “비즈니스와 기술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제품 관리자, AI 전문가, 교차기능 기술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에서 아키텍처 중심 사고로의 전환

소프트웨어 업체 커넥트와이즈의 CIO 토드 헤일은 피닉스대학교의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지금이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 헤일은 IT 전문가 중심의 인재 전략이 점점 퇴색하고 있으며, 미래 IT 조직은 AI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일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더욱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일은 “지금은 여전히 특정 전문 기술을 인정받고 보상받는 구조지만, 점점 이런 전문성은 상품화될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 일부 과정만 담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 과정을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역량을 아우르고 협업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헤일은 IT 부서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함을 없애고, 범용적이고 통합된 ‘엔지니어’라는 직함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자의 비중은 줄이고, 소수의 아키텍트나 엔지니어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코드 생성을 감독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헤일은 지금과 미래의 성공적인 인재는 지적 호기심이 풍부하고, 현재의 프로세스보다 원하는 결과와 이를 달성하는 최적의 방식에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헤일은 이를 위해 아키텍트 역할을 조직 내에 심고 있다. 아키텍트는 넓은 기술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다른 인력이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동시에 전통적인 인재 육성 방식도 활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도구를 도입해 교육하고 외부 파트너와 협력해 직원의 역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다각적 접근 전략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CIO 베스 클라크 역시 미래 IT 인재는 기술 역량, 비즈니스 통찰력, 그리고 적응력을 모두 갖춘 복합적 역량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IT 업무 중 반복적이고 전술적인 작업은 언젠가 기술에 의해 보조되거나 완전히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크는 “그때 남는 일은 인간의 판단, 맥락 이해,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라며, “IT 팀은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비즈니스 성과와 경험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크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IT와 비즈니스 전략의 융합, 그리고 클라우드·데이터·보안 수요의 가속화를 향후 IT 인력이 갖춰야 할 역량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IT 조직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클라크는 여러 실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는 기존 인력의 역량 재교육이다.

둘째는 역할과 조직 구조의 진화다. 클라크는 “새로운 기술 역량을 캠퍼스 전반에 도입함에 따라, 기관이 나아갈 방향에 맞춰 역할과 조직 구조를 선제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정된 역할 개념에서 벗어나, 핵심 역량과 교차기능적 민첩성을 우선시하며 유연한 역량 생태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인재 로드맵 강화다. 여기에는 커리어 경로 설계, 내부 이동성 확대, 승계 계획 수립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전략은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직원에게는 역량 격차와 관심 분야에 따라 맞춤형 학습 계획을 제공하고 부서 간 확장된 과제를 부여하며, 실험과 학습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채용 시에는 ‘전략적 사고와 고객 경험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강력한 기술 역량’을 겸비한 인재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다.

또한 팀 전체의 AI와 데이터 이해도를 높이고, 부서 간 협업을 촉진하며, 민첩성과 지속적인 학습 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클라크는 “끊임없는 변화와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환경에서는 기술 전문가가 경력 전반에 걸쳐 배우고, 배운 것을 지우고, 다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라며, “호기심과 적응력은 더 이상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핵심 역량이다.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보는 인력이 가장 소중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Mary K. Pratt

Mary K. Pratt is a freelance writer based in Massachusetts. She worked for nearly a decade as a staff reporter and editor at various newspapers and has covered a wide range of topics over the years. Her work has appeared on the Wall Street Journal, the Boston Globe, the Boston Business Journal, and the MIT Technology Review among other publications. Today Mary reports mostly on enterprise IT and cybersecurity strategy and management, with most of her work appearing in CIO, CSO, and TechTarget.

Mary won a 2025 AZBEE award for her government coverage on CIO.com.

이 저자의 추가 콘텐츠